7월 29일~8월 1일 개최되었던 SPARCS AI 해커톤 참가 후기를 써보려고 한다.

대회 소개

https://event.sparcs.org/sash24

 

SPARCS AI 스타트업 해커톤 2024

상상에서 세상으로, SPARCS AI Startup Hackathon 2024

event.sparcs.org

 

이번 해커톤은 KAIST, 대전광역시가 주최하고 SPARCS가 주관하는 행사였다. SPARCS는 카이스트 소속의 개발 자치 단체이다. 

주제는 더 나은 대한민국이다. 주제가 광범위한 만큼 다양한 서비스가 나올 것 같았다. 

대신 가산점 요소가 있었는데

1. 한글 / 한국 문화 정서에 기반한 서비스인가?

2. 보유 데이터 또는 네이버 내 외부 서비스 / AI와 연결하는 아이디어인가?

이다. naver cloud가 팀당 100만 원 크레딧(ㄷㄷ...)을 지급해 줬다. 

참가 계기

몰입캠프 마지막 주차가 끝나고 그 다음주에 바로 진행되는 해커톤이라, 몰입캠프 5주차 느낌으로 여운을 몰아서 하면 재밌을 것 같았다. 원래 나갈 생각이 없었는데 같이 몰캠하던 서현이가 팀원을 구하고 있는 걸 보고 갑자기 하고싶어졌다...!

본인 해커톤 경력은 지난 3월 교내 ai 해커톤에 참가한 게 전부여서, 다른 해커톤에 나가보고 싶기도 했다. 특히 주제가 ai여서 더 흥미가 갔다. 

 

팀빌딩 과정은 순탄치 않았다. 초기에 나 포함 3명을 모았고 지원 마감 당일까지 1명을 못 구하다가 그날 저녁 기적적으로(?) 모았다. 서현이와 몰캠 같은 분반인 친구였고, 나와는 해커톤 하면서 친해졌다. 

팀원을 다 모으고 호다닥 지원하고, 며칠 후 합격 메일이 왔다. 

주제는 대회 전에 공지되어서 미리 서비스를 개발해도 되는 것 같았다. 

 

대회 시작

애플 월렛에 추가된 출입증

 

내가 디자이너라니..! 아마 지원할 때 포지션 선택을 디자인으로 해서 그런가 보다. 

 

1일차

대회 첫날, 점심을 먹고 N1 대강당에 집합했다.

개회식(?)과 아이스 브레이킹 시간 이후 바로 아이데이션을 시작했다.

아침에 주제를 조금 생각하다 왔는데, 지역 소상공인을 위한 마케팅 전략 추천 서비스가 있으면 좋을 것 같아 팀원들에게 제안했다. 

이 밖에도 식사 제안 앱, 무형 문화재 존속, 영어 학습 도우미 등의 아이디어가 나왔다.

 

초반에 우리 팀은 소상공인들이 활발한 판매 활동을 할 수 있도록 마케팅 전략을 코디해주는 ai 서비스를 기획했다. 네이버 스마트스토어와 연동하면 좋을 것 같았다. 

아이디어 구체화를 위해 스마트스토어에 가입했는데, 이미 마케팅 전략이나 판매 데이터를 분석해주는 유료 상품이 존재했다. 

어떻게 차별화를 해야 할지가 어려운 데다가 네이버 클라우드의 리소스 지원을 받고 있었기 때문에... 아쉽지만 다른 아이디어를 생각해 보기로 했다. 

 

고민 끝에 나에게 딱 맞는 지원 정책을 추천해 주는 정책 추천 ai 챗봇으로 결정했다.  

기존의 챗봇에게 지원 정책 정보를 물어보면 시의성이 떨어지는 답변이나 잘못된 정보를 제공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또한 기존의 정책 알리미 서비스는 검색 기반으로 되어있어, 검색 능력이 부족한 디지털 소외 계층은 이용에 불편함이 있겠다고 판단했다. 

 

그래서 우리는

1. 유저의 정보를 입력받아 유저의 질문에 대한 알맞은 정책을 추천해주는 챗봇 

2. 관심 카테고리와 거주 지역에 해당하는 정책 정보를 보여줌 + 검색 기반 정책 알림 기능 

두 가지 기능이 한 번에 제공되는 플랫폼을 개발하기로 했다. 

 

아이디어 확정 후 저녁시간이 되어, 교수회관에서 배부받은 식권으로 저녁을 먹었다. 

돌아오는 길 하늘 정말 예쁘다

 

저녁 이후에는 피그마로 ui/ux를 구상했다. 나랑 서현이가 프론트를 맡고 신혁, 민경이가 백을 맡았는데 우리가 피그마로 디자인할 동안 백은 서버 구축 작업을 해놓고 있었다. 

디자인하다가 서현이가 brilliant한 앱 이름 아이디어를 냈다.

정말 = 정책을 말랑하게! 

정책을 말랑하게 풀어주는 서비스라는 뜻이다. 로고는 말랑한 마시멜로우 같은 게 있으면 좋을 것 같다고 했다. 천잰가ㅠㅠ

항상 느끼는 거지만 디자인은 처음 3시간이 재밌고 이후에는 죽을 것 같다...

개발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 때쯤 ui/ux 구축이 마무리되었고 우리는 새벽 3시쯤 퇴근했다.

2일차

 

아침마다 성심당 빵 제공해 주시는 스팍스 운영진분들 최고다...

뒤에 있는 춘식이는 올 때 받았던 웰컴 기프트다! ( 𓏸˙ ᴗ˙𓏸)

전날 에뮬레이터가 안 돌아가는 걸 확인하고 숙소로 돌아갔는데, 2일차 아침에 도착하자마자 에뮬레이터 삭제 후 재설치했다. 점심 먹기 직전에 돌아가는 거 확인하고, 점심 먹고 깔끔하게 개발 시작!

 

오후 2시에는 멘토링 시간이 있었다. VC분께 우리 아이디어를 처음으로 말씀드리는 거라 긴장됐다. 

노션에 우리 서비스의 기획 과정과 주요 기능을 정리해서 간단히 설명드렸다.

다행히 긍정적인 피드백을 많이 주셨다. ps 정의가 잘 되어있고, 타 플랫폼과의 차별점도 설득력 있다고 해주셨다.

 

멘토링 이후 개발 방향성을 구체화했다. 우선 챗봇 기능 고도화에 집중하기로 했다.

어떤 질문에도 정확도 있는 답변을 내놓으려면 질문이 부정확할 때 유저 정보를 구체화하기 위한 유도 질문이 필요할 것 같았다. 

또한 자신의 상황을 잘 몰라서 어떻게 질문해야 할지 모르는 유저가 있을 수 있다.

이들은 자신의 상황을 정성적으로 설명하는 게 어려울 수 있기 때문에, 정확한 프롬프팅을 할 수 있도록 "자주 묻는 질문"을 ui에 제공해 주기로 했다. 

 

다음으로 ui/ux 고도화이다. 타겟 유저가 전연령층인 만큼, 다양한 유저 타입에 맞추어 섬세한 ui 구상을 하기로 했다. 

외국인을 위한 번역 기능 지원, 장애인을 위한 stt 기능, 노인을 위한 폰트 사이즈 자동 조정 기능 등을 구상했다.

멘토링 세션 덕분에 팀원 모두 우리의 아이디어에 자신감을 가지고 개발에 집중할 수 있었다. 

 

개발은 생각보다 진도가 빨리 안 나갔다. 팀원 중 능숙한 개발자가 많을수록 좋다는 것을 피부로 체감했다. 다행히 우리 팀원들이 각자 위치에서 해야 할 일을 뚝딱뚝딱해주고 있었다. 

 

어느덧 저녁시간! 음식으로 힐링해야겠다고 다짐한 우리는 공짜 식권을 포기하고 마라샹궈를 시켜 먹었다.  

왜케 식욕감퇴사진ㅋㅋ 하지만 맛도리

 

정부 24의 정책정보 api를 연동해 정책 정보 불러오기, 유저의 관심 정책 카테고리를 반영한 정책 추천 기능, 정책 세부 정보 요약정리 기능을 구현했다. 그러고 나서 너무 졸려서 4시쯤 숙소로 돌아갔다.  

3일차

벌써 심사날 하루 전이라니!

해커톤만큼 시간이 빨리 가는 방법은 없는 것 같다ㅠㅠ

아직 챗봇 기능 고도화와 마이페이지, ui 디벨롭이 남아있었다. 백엔드에서 필요한 api는 거의 다 만들어놓은 상태여서 챗봇 개발을 백에서 하고 있었다.

나는 온종일 정책 페이지 ui 디벨롭, 챗봇 ui 구현에 매진했다. 

로고도 구상하고 있었는데 심플하고 귀여운 게 좋은 것 같아서 이 디자인이 마음에 들었다. 

다양한 변형 로고들...!

 

자정부터는 발표자료 준비만 했다. ppt 제작이 길어도 3시간이면 끝날 줄 알았는데, 밤새 한숨도 안 자고 동틀 때까지 만들어서야 끝이 났다. 진정한 고통은 ppt 제작에서 온다는 걸 느꼈다...

 

해 뜨는 광경이 너무 예뻐서 나가서 사진 찍고 왔다. 

마지막날 오전에 숙소의 짐을 다 빼야 했기에, 8시에 숙소로 가서 짐정리하고 4일차 대회 장소인 대강당으로 출발했다. 

그래서 씻지도 못하고 바로 왔다...(°᷄൧°᷅ )

마지막 날

 

4일차는 N1 건물이 아닌 대강당에서 심사가 진행되었다. 

오전 10시까지 모든 자료를 제출하고, 하정우 네이버 AI 센터장님의 강연을 들으러 갔다.

그 후부터는 심사를 위한 발표 준비를 했다. 잠을 못자서 이은 지 발표 스크립트가 머리에 잘 안 들어왔다.

심사를 특이한 방식으로 진행했는데, 우선 1차 심사에서는 팀 별로 부스가 제공되고 심사위원 분들이 2시간 동안 부스를 자유롭게 돌며 시연 및 평가를 했다. 

나에겐 생소한 방식이어서 처음엔 조금 버벅거렸지만, 시간이 지나니 익숙해졌다. 

심사위원 분들이 30개 팀을 다 돌지 못해서 평가를 받지 못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자, 1시간 후부터는 우리도 장내를 돌며 심사위원분께 홍보하기 시작했다. 

 

 

짜잔 우리 팀 부스!

다른 팀들 보니 아예 포스터나 팸플릿을 출력해서 오는 팀들이 있더라. 

1차 심사가 끝이 나고, 30분 간 휴식 시간을 가졌다. 1차 심사 결과 취합 시간 같았다.

이때는 발표연습도 안 하고 편하게 쉴 수 있어서 좋았다. (사실 많이 졸렸다...)

 

결과 및 후기 

2차 심사는 대강당 홀에서 이루어진다.

1차 심사에서 높은 평가를 받은 상위 8개 팀이 무대에서 7분 동안 발표하고, 이중 4팀이 수상한다.

우리 팀도 심사위원분들께 괜찮은 평가를 받았지만, 아쉽게도 2차 심사에 올라가진 못했다. 

하지만 4일 간 팀원 모두가 최선을 다했고, 최고의 팀워크를 경험했기 때문에 후회하지 않고 재밌게 즐길 수 있었다. 

 

덕분에(?) 2차 심사 발표는 편안한 마음으로 들을 수 있었다. 

다들 기획이 꼼꼼하고 유저 플로우를 다양한 각도에서 고민한 흔적이 느껴지는 프로덕트를 준비해 왔다. 이래서 기획자 포지션이 따로 있는 거구나... 를 느끼게 된!

또한 다들 BM을 철저하게 고민한 것 같았다. 과기원 학생들은 해커톤을 나가도 수익성보다는 기술성에 집중하는 경향이 있는데, VC 투자자가 대부분인 심사위원의 시선에서는 사업성과 시장성이 무엇보다 중요하기 때문에 올바른 접근법이라고 생각한다. 

발표를 들으면서 기획 정말 잘했다고 생각했던 팀이 있었는데, 그 팀이 대상을 받게 되어서 나름 기뻤다. 

 

 

행사 끝나고 우리끼리 기념촬영!

정말 힘든 와중 힐링의 장소였던 탐앤탐스...ㅋㅋㅋ

분석

https://github.com/kaist-ai-hackathon-team-3

 

kaist-ai-hackathon-team-3

kaist-ai-hackathon-team-3 has 2 repositories available. Follow their code on GitHub.

github.com

 

아쉽게도 수상까지 가진 못했지만 많은 걸 배웠던 해커톤이었다. 

행사 시작 전에도, 끝난 후에도 나의 목표는 즐기고 오는 것이었다. 

여기 온 사람들 모두, 해커톤이 재밌어서 참가했을 것이다. 

짧은 시간 안에 좋은 팀워크와 효율로 하나의 완성된 프로덕트를 개발하는 것.

혼자 하면 힘들지만 팀원들과 함께, 따로 또 같이 으쌰으쌰 하는 것.

몸은 힘들지만 목표를 달성했을 때 오는 짜릿함. 이런 게 해커톤의 매력이 아닐까? 즐기고 오자의 목표는 100% 달성한 것 같다. 

 

두 번의 해커톤을 통해 배울 수 있었던 것!

  • 해커톤용 개발능력이 필요한 것 같다. 결국 발표로 모든 것이 결정 나기 때문에, 보이지 않는 세부 기능보다는 메인 기능의 고도화에 힘을 쓰는 게 이득이다. 꼼꼼하고 탄탄한 개발은 아닐 수 있지만, 해커톤이니까... 필요 없다면 버릴 수 있는 마음가짐이 중요하다. 
  • 이전과 같은 맥락으로 중요한 것과 상대적으로 덜 중요한 것을 빠르게 판단하고 행동으로 옮기는 능력
  • 기획력, 시장성, 사업성. 창업 경험이 없으면 간과하기 쉬운 영역인데 모든 해커톤에서 가장 중요시되는 영역 같다. 
  • 당연한 이야기지만 가장 중요한, 팀원들과의 소통 능력 

다음에 해커톤 참가 기회가 또 주어지게 된다면 명함을 가지고 가서 심사위원분들께 나눠 드리고 싶다. 기업의 심사역을 만나 실제 시장에서의 니즈가 뭔지 깊게 이야기를 나누어보고 싶다. 

 

+ 항상 발표는 어렵다. 기회가 될 때마다 발표를 해서 실력을 키워야지!

jaehee831